프로토타이핑은 말 그대로 제품이 생각한 대로 동작을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시제품 Prototype 을 만들고 검증하는 기법이다. 게임의 경우 주로 게임 디자인,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UI / UX 를 확정하기 위해 프로토타이핑을 진행한다1.
프로토타이핑은 불확실한 부분을 빠르게, 직접 확인해보고 의사 결정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. 단순히 머릿속에서 그럴것이라고 추측하는 것 보다 더 직관적이고 확실한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프로젝트에서 프로토타이핑은 매우 자주 사용된다.
프로토타이핑을 시작하기 전
저변에 깔려 있는 프로토타이핑에 대한 오해 중 하나는 프로토타이핑이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 있어 필수적인 통과의례라 생각하는 것이다.2
프로토타이핑은 어디까지나 가설 검증을 위한 수 많은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. 이를 쓸지 말지의 여부는 가설이 프로토타이핑으로 검증이 가능하냐에 따라 결정된다.
또 한가지, 프로토타이핑이 프로젝트의 전부인 것 처럼 변질되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한다. 프로토타이핑은 프로젝트가 아니다. 프로젝트 완성을 위한 여러 과정 중 작은 일부 일 뿐이다.
프로토타이핑 중 언제라도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단 생각이 든다면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.
프로토타이핑 목표 – 가설 설정
프로토타이핑의 목표 설정은 가설 설정이 대부분을 차지한다. 가설이라는 단어가 거창하게 들리지만, 게임을 만들면서 스스로 드는 궁금함을 정리하는 단순한 작업이다. 게임 프토로타이핑에서 설정하게 되는 가설의 예는 이런 것이다.
- 신규 시스템이 사람들에게 의도한 대로 동작할까?
- 디자인한 메커니즘대로 사람들이 플레이를 할까?
- 이 구간의 플레이가 사람들이 임팩트를 줄 수 있을까?
- 신규 시스템이 자연스러운 게임 플레이에 도움이 될까?
(사실 사회과학조사방법론을 적용한다면 …3)
프로토타이핑의 가설은 검증 가능한, 최대한 구체적인 것으로 세울 것을 권장한다. 프로토타이핑 기법의 가장 큰 장점은 프로덕트 Product 제작 보다 매우 빠른 제작을 통한 제품 가치 확인에 있다. 하지만 검증이 불가능한 애매한(그래서 매우 범위가 큰) 가설은 프로토타입을 순식간에 프로덕트로 만들어 가장 큰 장점인 빠른 검증을 없애버린다.
가설 설정을 완료 했다면 아래의 질문에 스스로 대답해 보자. 만약 하나라도 아니오가 있다면 굳이 그 가설을 프로토타이핑을 이용해 검증할 필요는 없다.
- 수립한 가설은 검증이 필요한 가설인가 ? 혹은, 이미 검증된 가설을 또 검증하기 위해 프로토타이핑 하는건가?
- 이미 다른 게임에서 검증이 끝난 가설은 아닌가?
-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훨씬 더 쉬운 방법(자료 조사, 분석, 시뮬레이션 등)이 있는가?
프로토타이핑 – 프로토타입 제작
프로토타이핑 목표를 정했으면, 프로토타입을 제작 단계로 넘어간다. 이 때 프로토타입을 제작 할 때 어떤 툴을 사용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. 툴을 선택 할 때 아래의 것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좋은 툴을 선택 할 수 있을 것이다.
- 가설 검증에 필요한 기능을 만들기 위한 필수 기능을 갖췄는가?
- 사용에 충분히 익숙한가? 혹은 사용법을 익히기 매우 쉬운가?
- 프로토타입을 타인과 공유하고 사용하기 쉬운가?
여기에서는 게임 디자이너가 선택할 수 있는 프로토타이핑 툴의 예시를 몇 가지 들어본다.
종이, 연필, 주사위
종이, 연필, 주사위는 게임 규칙을 검증하기 위한 프로토타이핑을 할 때 가장 유용하고 편리한 수단이다. 방법은 간단하다. 지금 당장 책상 위에 굴러다니는 재료들을 모아 생각했던 게임 규칙을 보드 게임으로 구현하면 끝이다.
이 툴은 다른 툴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빠른 구현을 가능하게 한다. 누구나가 이를 쉽게 다룰수 있는데다 수정 편집이 압도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이다(실패한 종이를 구겨 버리고 새 종이를 꺼내면 된다).
게임 에디터
몇몇 PC 패키지 게임들은 MOD 툴을 자체적으로 제공한다. 대표적인 예로 스타크래프트 2 편집기를 들 수 있다.
당장 근사하게 움직이는 무언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만드는 게임의 장르와 방향성이 같다면 적극 활용해 보도록 하자.
다만 가능한 프로토타입의 범위가 한정적이고, 에디터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은 유념하자.
구글 설문지 도구
게임 디자이너, 기획자라면 문서도구 사용에 매우 익숙할 것이다. 그 중 구글 설문지 도구는 대화 선택형 이벤트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면 사용해 볼 만 하다.
구글 설문지 도구는 간단한 선택 분기를 제공하며 조금의 고생을 한다면 이벤트 신이나 지문 선택형 어드벤쳐 게임을 간단하게 구현해 볼 수 있다.
단점은 게임 제작을 위한 툴이 아니며 그런 방면으로는 기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검증 가능한 영역 또한 제한적이라는 것 뿐이다.
범용 게임 엔진 / 게임 제작 툴
본인이 사용에 익숙해서 프로타이핑 구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을 수 있다면 범용 게임 엔진을 사용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. 그래픽 에셋 등을 이용해 괜찮은 퀄리티의 프로토타이핑을 빠르게 뽑아내는 건 제작자 / 팀의 사기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.
다만, 괜찮은 퀄리티 라는 함정에 빠지면 프로토타입이 프로덕트가 되는 약속된 멸망의 길로 가게 된다. 범용 게임 엔진을 통한 프로토타이핑은 몽마처럼 계속 개발자를 유혹할 것이다.
UI / UX 프로토타이핑 툴
게임의 UI / UX를 디자인하고 검증하기 위해 오늘도 많은 기획자들은 MS 파워포인트를 잡고 끙끙거리고 있을 것이다. 다행이 우리의 이웃인 IT 업계 개발자들은 자신들을 위한 UI / UX 전용 프로토타이핑 툴을 여럿 만들었다.
특별한 조작계를 적용하지 않는 한, 게임의 UI / UX 를 검증하는데 이들 툴은 매우 유용하고, 무엇보다 편리하다. 파워포인트에서 프로토타이핑 만을 위한 기능을 떼어놓은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생산성은 당연히 파워포인트 보다 월등하다.
단점? 할 수 있는 건 UI / UX 검증이라는 것 정도?
프로토타입 테스트 – 가설 검증
프로토타입 구현이 완료 된 다음 가설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를 거치게 된다. 전문적인 FQA 팀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이 과정은 이른바 개밥 먹기 과정이 될 수 밖에 없다. 순전히 자신 또는 같이 개발한 동료들의 감을 믿어야만 한다는 이야기이다.
가설을 구체적으로 설정했을 때의 장점은 가설 검증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. 가설이 구체적이고 명확할 수록 답을 객관적으로 내기 수월하다.
가설 검증을 할 때의 유의 사항으로 알려주고 싶은 것은 바로 실패에 대비하라 이다. 많은 경우 프로토타입 결과물은 생각지 못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그런 결과에 실망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. 이건 당연한 일이다. 프로토타이핑의 장점은 한번에 성공하는 것이 아닌 문제점을 조기에 발견해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 있기 때문이다.
몇 가지 잔소리 – 유의사항
- 속도는 프로토타이핑의 장점이자 프로토타이핑의 알파와 오메가이다. 프로토타이핑 과정이 느려진다면 100% 뭔가 잘못 되었다는 신호다.
- 프로토타입은 프로토타입일 뿐이다. 언제든 용도 폐기 할 생각을 하고 많은 정성을 들이지 말도록 한다.
- 프로토타입 제작을 절대 외주 주지 마라. 제품 핵심 가치를 알고 있는 개발진이 직접 구현하고 평가해야 한다. 외주를 주면 핵심인 속도를 까먹으며, 제대로 된 검증을 할 수 없다. – 무엇보다 프로토타입 제작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을 싹 다 날려먹는다.
- 게임 시스템을 검증할 때, 프로토타입에서 시스템을 계속 추가하는 식으로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면 일단 작업을 멈추고 전체 게임을 다시 한 번 점검한다. 그리고 각 시스템의 세부 규칙을 검증할 것이 아니라 전체흐름을 먼저 검증하길 권고한다4
2 Comments
Comments are closed.